Novel review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용서와 화해의 아름다운 여정

doonablog 2024. 11. 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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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 마을'에서는 백두산 호랑이의 영혼이 마을을 지켜준다는 믿음 속에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마을 최고의 사냥꾼이었던 황 포수의 아들 용이는 어린 시절부터 순이와 함께 자라며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순이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는 병이 있었고 할머니는 매일 순이의 눈을 눌러주며 정성껏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평화로운 삶은 일본군이 마을에 주둔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일본군 부대의 지휘관 마쯔에다와 부관 가즈오는 인구조사를 빌미로 마을을 장악하고, 결국 순이를 전쟁터로 끌고 갑니다. 이에 용이는 순이를 구하기 위해 홀로 일본군 부대를 습격하고, 이 과정에서 가즈오는 용이의 대담함과 인간성에 감명을 받아 내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마을의 평화를 지키던 '육발이'라는 백두산 호랑이가 일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마을 사람들은 더욱 큰 시련을 겪게 됩니다. 촌장은 순이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식음을 전폐하고, 마을 전체가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한편 일본군은 천 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해 용이를 쫓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이야기는 단순한 연인의 이별을 넘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었던 깊은 상처와 아픔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위안부로 끌려간 순이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하지만 작품은 증오나 복수가 아닌, 가즈오라는 인물을 통해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된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어주던 '오세요 종'과 같이 상징적인 소재들, 그리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같은 별을 바라보는 용이와 순이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역사의 아픈 기억을 직시하면서도, 인간애와 희망을 잃지 않는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화해의 의미를 전합니다.

 

시대의 아픔을 담은 서사

 

 

용이와 순이의 사랑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일본 제국의 그림자가 호랑이 마을에도 드리우면서, 순이는 전쟁터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한 연인의 이별을 넘어, 우리 민족이 겪었던 깊은 상처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아픔을 직시하면서도, 증오나 복수가 아닌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일본군 장교 가즈오의 내면적 갈등과 변화는 인간성 회복에 대한 희망을 보여줍니다.

 

백두산 호랑이가 상징하는 의미

 

 

소설에서 백두산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우리 민족의 정신과 자연의 순리를 상징합니다. '육발이'라는 호랑이의 죽음은 시대의 변화와 상실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그 영혼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남아 희망을 상징합니다.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

작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며 느낀 감정을 소설에 담아냅니다.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전제되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두나의 생각

이 소설은 역사의 아픔을 다루면서도 증오나 분노에 머물지 않고, 인간애와 용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특히 '엄마별'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편적 모성애와 인류애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때로 과거의 아픔을 잊고 싶어하지만, 진정한 치유와 화해를 위해서는 그 아픔을 직시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소설은 그 과정을 따뜻하고 희망적인 시선으로 보여주며,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로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같은 별을 바라보며 평화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