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를 잃고 '적어(敵語)'와 싸운 작가의 여정
"나는 문맹이 되었다.
스물한 살에 스위스에 도착했을 때,
나는 프랑스어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1. 언어를 잃었다는 것
네 살 때부터 글을 읽기 시작했던 소녀는 어떻게 문맹이 되었을까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자전적 이야기 『문맹』은 모국어를 잃고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던 작가의 고독한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스위스로 망명한 그녀에게 프랑스어는 '적어(敵語)'였습니다. 모국어인 헝가리어를 '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마저 위협하는 새로운 언어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2. 언어와 정체성의 관계
"나는 이제 프랑스어로 글을 쓰지만,
그것은 강요된 언어다.
이 언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담는 그릇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창입니다. 모국어를 잃었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일부를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크리스토프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좌절하고 고통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투쟁의 과정이 그녀만의 독특한 문학적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3. 새로운 언어로 다시 태어나기
작가는 프랑스어로 첫 소설 「비밀 노트」를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녀는 새로운 자아를 발견했습니다. 모국어의 상실이라는 상처가 오히려 그녀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나는 프랑스어 사전과 함께 살았다.
그것은 내 성경이었고, 나침반이었으며, 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크리스토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언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존재 방식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죠.
4. 글쓰기를 통한 구원
작가에게 글쓰기는 생존의 방식이었습니다. 새로운 언어로 글을 쓰는 것은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그것은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를 발견했습니다. 단순하고 건조한 문장, 감정을 절제한 표현, 그리고 냉철한 관찰자의 시선. 이러한 특징들은 오히려 그녀의 작품에 강력한 힘을 부여했습니다.
5.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문맹』은 언어와 정체성, 예술과 생존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 언어는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 상실의 경험은 어떻게 새로운 창조로 이어질 수 있는가?
- 예술가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오늘날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두나의 인사이트를 구독하시면 언어, 문학, 예술에 관한 더 깊은 통찰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인간의 본질적인 경험과 예술적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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