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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8년 만에 15만부 판매 - '구의 증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by 맥부킷 2025.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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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해요. 2015년에 조용히 출간되었던 최진영 작가의 소설 『구의 증명』의 한 문장이었는데, 당시엔 그저 파격적인 표현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이 15만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8년 만의 기적 - 역주행 베스트셀러의 탄생

『구의 증명』의 성공 스토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적이에요.

2015년 첫 출간 → 별다른 주목 없이 조용히 시작
2021년까지 → 연간 2,000부 정도 꾸준히 판매
2023년 1분기 → 갑자기 5만부 폭발적 판매
현재총 15만부 돌파!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소설의 주요 독자층이 10대와 20대 여성이라는 거예요. 알라딘 통계를 보면 20대 여성이 27%로 1위를 차지했고, 10대 여성도 10%나 되더라고요.

왜 지금 젊은 세대들이 이 소설에 열광하는 걸까요?


극한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 구와 담의 이야기

소설 속 '구'와 '담'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예요. 작가는 이들을 "회문처럼 영원히 같이 붙어 원의 둘레를 순환할 수밖에 없는 관계" 라고 표현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죠. 구는 부모가 남긴 사채 빚 때문에 결국 사채업자들에게 맞아 죽게 되고, 담은 그의 시신을 발견한 후 충격적인 선택을 해요.

바로 구의 시체를 직접 먹기로 결심한 거예요.

표면적으로는 정말 엽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최진영 작가는 이를 "사랑의 깊이와 절대성을 보여주는 은유" 라고 설명해요.

"현대사회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식인보다 야만적이고 잔인하지 않을까요. 사람의 가치에 값을 매기고, 생명이나 죽음을 돈으로 환산하는 가치관이 식인과 무엇이 다른가"

작가의 이 말이 가슴에 깊이 와닿더라고요.


왜 지금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가

8년 만에 이 소설이 폭발적 관심을 받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가장 유력한 설명 중 하나는 2022년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효과예요. 드라마 속 '구씨'와 염미정의 사랑이 소설 속 구와 담을 연상시켰다는 분석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 어려워진 젊은 세대들이 이 소설 속 극한의 사랑에서 대리만족과 위로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최진영 작가도 이렇게 말했어요.

"요즘이 연애하기 어렵다고들 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사랑하기 어렵다는 말을 뒤집어보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얘기 아닐까요?"

구와 담의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절망적이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의 다짐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요.

"당신은 누군가를 이토록 깊이 사랑해본 적이 있나요?"

 


스크린으로 만나는 구와 담

드라마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제작사나 캐스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품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만약 드라마화가 된다면 정말 기대되면서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기대되는 점,

  • 원작의 철학적 메시지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할지
  • 젊은 배우들이 구와 담의 극한 사랑을 어떻게 연기할지

걱정되는 점,

  • 파격적인 '식인' 모티프를 어떤 수위로 표현할지
  • 현대 사회 비판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될지



하지만 원작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믿어요.

 


마치며 - 사랑의 증명은 계속된다

최진영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여전히 삶, 죽음, 애도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걸 모두 아우르는 단어가 '사랑'인 것 같아요"

『구의 증명』이 8년 만에 다시 주목받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진정한 사랑에 대한 우리의 갈망이 만들어낸 현상인 거죠.

구와 담의 극한의 사랑이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해요.

"당신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해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