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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당신의 '일의 감각'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 '감각'의 비밀

by doonablog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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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크리에이티브 커리어에서 찾아낸 감각의 원천


이런 사람 있잖아요... 어떤 일을 맡겨도 항상 남다른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 디자인을 맡겨도, 기획을 맡겨도, 심지어 간단한 메일 한 통을 써도 묘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 우리는 흔히 이런 사람을 '감각이 좋다'고 표현하죠.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나는 감각이 없나?', '감각은 타고나는 걸까?', '나도 감각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저 역시 늘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 브랜딩,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그들만의 비결이 무엇일까? 단순히 타고난 재능일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찾던 중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을 디자인하고, 카카오의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매거진 'B'를 창간한 조수용 작가의 책 『일의 감각』을 만났습니다.

32년간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일한 그가 말하는 '감각'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작가는 '감각'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특정한 마음가짐꾸준한 훈련, 그리고 본질을 향한 끊임없는 질문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지요.

이 글을 통해 감각 좋은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신만의 감각을 키워나가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작가의 통찰을 통해 '감각'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공감: 오너십공감의 힘


작가가 말하는 일의 첫 번째 핵심 키워드는 '공감'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오너십'과 '공감 능력'을 꼽습니다.

진정한 오너십의 의미


'오너십'이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오너십은 단순히 '주인의식을 갖자'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그는 오너십을 '오너의 고민을 내가 대신 해주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오너의 신뢰를 얻으려면
오너의 고민을 내가 대신 해주면 됩니다.
"


월급쟁이 직장인
입장에서는 '내 회사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 일하면 재미가 없을 뿐더러, 결국 가야 할 길을 돌아가게 된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나를 '월급만큼만 일하는 직원'으로 생각하게 되고, '주어진 일을 하고 허락받기를 기다리는 사람'에 머무르게 된다는 것이죠.

그는 대학 시절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깨달은 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떤 디자인 업무를 의뢰받든, 자신의 관점에서 그 디자인의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해석하고 사업 자체의 미래를 제안할 때 클라이언트가 만족했다고 합니다.

때로는 '제품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이 제품은 경쟁력이 없는데 지금 디자인이 웬 말이냐'라며 불편한 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좋은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제안을 오히려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너의 입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몰입하는 태도가 신뢰를 얻는 핵심이며, 이것이 그의 커리어가 멈추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공감


오너
에 대한 공감만큼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공감입니다.
작가는 이를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돕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있을 때
공감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


그는 단순히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할 때 더 나은 결과팀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예로 프리챌 시절 플랫폼의 수익 모델 고민 끝에 사용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배너 광고 포맷을 제안한 경험,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 광고 배너 도입 시 메시징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노력 등을 들고 있습니다.

'관심 없는 사람들'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공감
의 마지막 요소는 '사용자'에 대한 공감입니다. 작가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때 기획자디자이너의 시각이 아닌, 서비스에 '아무 관심 없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것을 강조합니다.

"관심 없는 사람들에 빙의해보세요."


왜 그럴까요? 실제로 우리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의 세부 사항이나 의도를 분석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직관적으로 느끼고 경험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잠재의식에 남을 인상과 경험을 유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는 현재의 자신을 지우고 과거의 '손님'이었던 자신을 떠올리는 훈련을 합니다. 인천 네스트호텔 객실 설계에서 그는 일반적인 호텔 구조와 달리 침대 발끝이 창가를 향하도록 배치했습니다.
서해 일몰과 일출이 보이는 호텔에서 텔레비전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우선시한 것이죠. 이는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의 관점에서 무엇이 더 중요할지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오너, 동료,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감각 좋은 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요소입니다. 진정한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하고 그들의 경험을 직접 체험해보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감각: 타고난 것이 아닌 훈련의 결과


'감각 있는 사람', '타고난 안목이 있는 사람'... 이런 표현들은 마치 감각이 선천적 재능인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감각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정의합니다.

감각의 진짜 원천


작가가 생각하는 감각은 '현명하게 결정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의 시작점은 다름 아닌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합니다.

"감각의 시작은 마음가짐입니다.
실제로 얼마의 대가를 받았든, 맡은 일은 대충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입니다.
모든 일을 10억 원짜리 의뢰처럼 여기는 겁니다.
"


예를 들어, 친구의 가벼운 부탁으로 볼펜을 디자인하는 것과 10억 원을 받고 디자인하는 것은 접근 방식부터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디자이너는 볼펜의 본질, 역사, 시장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하여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한 후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감각적인 디자인을 탄생시키는 핵심입니다.

이처럼 좋은 감각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맡은 일의 가치를 스스로 높게 설정하고,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성실하게 탐구하는 마음가짐이 감각의 시작이자 핵심 동력입니다.


'좋아하려는 노력'의 중요성


감각이 좋은 사람은 대상을 억지로 공부하지 않고 '모험가'처럼 즐겁게 탐색하며 '발견'하려 합니다.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는 일을 맡게 되더라도, 그 안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찾고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마음' 자체가 중요합니다.

"나는 이 자전거가 좋은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왜 저 자전거가 더 좋다고 할까?'를 궁금해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과정
입니다."


작가는 자신만의 '디깅(digging)'이라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구매할 때, 그는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보급형까지 시장 전체를 탐험하고, 커뮤니티 반응까지 살피며 자신의 취향과 시장의 흐름을 모두 파악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단순한 제품 구매를 넘어 해당 분야에 대한 감각과 안목을 기르게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디깅'이 단순히 취미 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맡든, 그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감각을 키우는 핵심입니다.

가상 쇼핑: 어떻게 좋은 감각을 훈련하는가


작가는 감각을 훈련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가상 쇼핑'을 소개합니다. 이는 실제로 구매할 계획이 없더라도, 마치 구매할 것처럼 시장을 탐색하고 선택의 과정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상 쇼핑 훈련을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어떤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어필하는지 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이 방법은 실무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됩니다.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할 때, 먼저 시장에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마치 구매자처럼 꼼꼼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쟁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측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선택의 감각: 빼는 결정의 중요성


감각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선택'입니다.
특히 작가는 '무엇을 넣을지'보다 '무엇을 뺄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선택'입니다.
'무엇을 선택한다'는 건 '무엇을 선택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선택하지 말아야 할지를 잘 가려내는 것이 곧 감각입니다.
"


많은 요소를 욕심내어 한꺼번에 담으려 하면 오히려 핵심 메시지가 희석됩니다. 좋은 감각은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고, 과감히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결정에서 드러납니다.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 간결한 카카오톡 UI 등 작가가 참여한 많은 프로젝트들은 '빼는 선택'을 통해 본질에 집중한 결과물입니다. 그는 이런 선택이 단순한 미적 판단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브랜드 가치에 직결되는 전략적 결정임을 강조합니다.

종합적으로, 감각이란 천부적 재능이 아니라 특정한 마음가짐과 훈련을 통해 누구나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 깊이 파고드는 '디깅', 철저한 시장 탐색, 그리고 핵심에 집중하는 선택 능력이 합쳐져 비로소 '좋은 감각'이 완성됩니다.

 




본질: 질문을 통해 발견하는 핵심


일을 잘하고 감각이 좋은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본질'을 깊이 고민한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오너십, 공감, 감각 모두가 결국 '본질'이라는 주제로 수렴된다고 말합니다.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관점


작가가 본질에 대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선택이나 관습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뿐,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죠.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습니다.
빵 한 조각을 봐도, 도시의 빌딩을 봐도 왜 그런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 그게 바로 감각의 핵심입니다.
"


이 관점은 기존의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근본적인 목적과 의미를 찾아가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작가는 이것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핵심 원동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상식에서 출발하는 본질 탐구


본질
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작가는 의외로 복잡한 분석이나 특별한 전문성이 아닌, '상식적인 눈'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식으로 돌아가 내 기준에서 당연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작업만 꾸준히 남다를 수 있습니다.
정해진 관성에서 벗어나, 원래 그런 것은 없다고 가정하고 사물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


그는 이를 '상식의 기획'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의 주차장에서는 각 층마다 다른 소리를 넣어 운전자가 청각으로 층수를 인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복잡한 혁신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차장에서 자신이 몇 층에 있는지 기억하기 어렵다'는 일상적인 문제에서 출발한 해결책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삼성카드를 디자인할 때는 '소비'라는 카드의 본래 기능에 집중하여 디자인했습니다. 당시 다른 카드들이 제각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느라 복잡한 디자인을 채택했던 것과 달리, 작가는 결제 시 카드를 꺼내 보여주는 순간에 초점을 맞춘 심플한 디자인을 택했습니다. 이 역시 '카드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상식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본질 중심의 브랜딩혁신


작가는 브랜딩에서도 본질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에 따르면 요즘 브랜딩의 의미가 왜곡되어, 본질은 뒷전이고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포장하는 일을 브랜딩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실은 브랜딩에 전문가는 필요 없습니다.
진짜 브랜딩은 포장이 아닌 내면에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이란 일의 본질이자 존재 의미를 뾰족하게 하는 일입니다.

포장은 곧 벗겨지기 마련이고 그럼 얼마 안 가 본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니까요."


이처럼 본질 중심의 접근은 단기적인 트렌드나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쫓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나 서비스의 근본적인 목적과 가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이 결국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작가는 주장합니다.

'전문가는 없다'는 마음가짐


흥미롭게도 작가는 "전문가는 없다"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합니다. 이는 전문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대한 질문을 가로막는 장벽으로서의 '전문가 의식'을 경계하라는 의미입니다.

"본질에 대한 통찰은 종종 전문가가 아닌 '문외한'의 시선에서 나옵니다.
전문가는 이미 확립된 방식과 규칙에 익숙해져 있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그는 자신이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건축,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각 분야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상식적인 접근 덕분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전문가가 아닌' 시선이 오히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본질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철학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실용적인 업무 접근법입니다. '왜 이렇게 하는가?', '이것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상식적인 관점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감각 좋은 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핵심입니다.




브랜드: 자기다움의 표현


브랜드란 무엇일까요?
로고컬러, 화려한 마케팅 캠페인? 작가는 이런 표면적인 요소들보다 더 근본적인 브랜드의 의미를 말합니다.

브랜딩은 '포장'이 아닌 '본질 찾기'


많은 기업들이 브랜딩을 '포장' 또는 '이미지 메이킹'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브랜딩은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요즘 브랜딩의 의미가 왜곡되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본질은 뒷전이고,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포장하는 일을 브랜딩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실은 브랜딩에 전문가는 필요 없습니다. 진짜 브랜딩은 포장이 아닌 내면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브랜딩을 "일의 본질이자 존재 의미를 뾰족하게 하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브랜딩은 무엇을 덧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핵심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본질'의 개념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CHO'가 아닌 'JOH'의 의미


작가가 자신의 회사 이름을 'CHO'가 아닌 'JOH'로 정한 것은 단순한 철자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는 그의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JOH는 제 성씨인 'CHO'의 변형입니다.
굳이 영문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변형해서 쓴 이유는,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제 본래 모습 사이의 적절한 긴장감을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변화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는 태도'를 상징합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이름이나 로고를 넘어, 그 이면에 있는 철학가치를 담아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보여줍니다.

'사면체 브랜드'의 개념


작가는 브랜드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사면체 브랜드'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브랜드는 단일 차원이 아니라 여러 측면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브랜드는 사면체와 같습니다.
한 면만 볼 때는 삼각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네 개의 면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죠.
이 네 가지 측면이 모두 강해야 브랜드가 단단해집니다."


그가 말하는 사면체의 네 면은 ①핵심 가치, ②감각적 표현, ③비즈니스 모델, ④소통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가 일관되게 정렬될 때 브랜드는 강력해지고 지속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어느 한 면이 약하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큰 브랜드와 작은 브랜드의 균형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흥미로운 변화 중 하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큰 브랜드와 작은 브랜드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이제 큰 브랜드는 작은 브랜드처럼 행동해야 하고, 작은 브랜드는 큰 브랜드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작은 브랜드처럼 행동한다는 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의식 있는 소수'가 열광하는 부분을 찾아 이를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큰 브랜드처럼 생각한다는 건 '업에 진심인 사람들이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는 느낌'인 '안정감'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찰은 대기업들이 점점 더 니치(niche) 시장을 공략하고, 스타트업들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진출하는 현재 트렌드와도 일치합니다. 작가는 이런 변화가 단순한 마케팅 전술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대가 변화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브랜드 스토리: 사람 사는 이야기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스토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가는 진정한 브랜드 스토리는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브랜드 스토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입니다.
저는 21세기의 인문학은 바로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에서 나온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것이 곧 인류 역사의 변곡점마다 등장하는 흥미로운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브랜드 스토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와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이것이 바로 매거진 'B'가 각 호마다 하나의 브랜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기다움의 아름다움


브랜드 구축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결국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의 많은 브랜드는 누군가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진정성 있고 독특한 브랜드들은 모두 '자기다움'을 지키려는 노력에서 탄생했습니다."


이는 비단 기업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에도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자신의 본질가치를 진정성 있게 표현할 때 가장 강력해집니다.

작가가 말하는 브랜드의 핵심은 결국 '본질을 찾고 그것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마케팅 전략이나 화려한 시각적 요소보다,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진정한 브랜딩의 시작점입니다.

 




나로서 살아가는 나: 자기 중심 지키기


지금까지 우리는 공감, 감각, 본질, 브랜드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나'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마지막 장에서 작가는 '나로서 살아가는 나'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을 잃지 않고 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마음가짐: 일의 의미를 찾아서


작가는 32년간의 직장 생활에서 '일을 잘해내면서도 영혼을 갉아먹지 않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마음가짐'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여러 회사와 각종 분야, 다양한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일을 하면서도,
늘 저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드의 형태로 도출되는 결과물과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의 이면에는,
매번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일에 전념하는 마음,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나답게 결정하고자 노력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


이러한 마음가짐은 단순히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가치를 일에 녹여내는 방식입니다. 작가가 말하는 마음가짐은 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일 속에서 의미를 찾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직업의 벽을 넘어서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전공이나 직함에 스스로를 가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디자이너니까 디자인만 해야 한다, '나는 마케터니까 마케팅만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직업의 벽'을 과감히 넘어설 것을 제안합니다.

"디자이너가 서비스 기획을 하겠다, 마케팅을 하겠다, 건물을 짓겠다고 하는 것이
각 분야에 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불편했을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이나 잘할 것이지라는 냉소적인 피드백을 자주 들었고,
그게 일하는 내내 저를 따라다닌 꼬리표였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관심과 호기심을 따라 디자인, 마케팅, 건축, 공간 기획, 음식점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습니다. 이러한 경계 없는 도전은 단순한 욕심이 아니라, 각 분야의 본질을 연결하고 더 넓은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직업 정체성을 한 분야에 국한시키지 않고, '나다운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정의함으로써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과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작가는 어떤 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순간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특히 카카오의 공동대표 퇴임 이후 그가 느낀 감정과 깨달음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위로를 줍니다.

"큰 조직의 리더 역할을 마치고 나니,
제가 회사 대표로서의 정체성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이 '나'의 전부는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직책을 내려놓고 나서야 더 본질적인 '나'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 어떤 역할이나 성취도 자신의 본질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자기다움은 직책이나 성과가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이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한 노력

작가가 말하는 '나로서 살아가는 나'의 핵심은 결국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이는 개인적인 철학을 넘어 일과 브랜드의 본질과도 연결됩니다.

"세상의 많은 브랜드는 누군가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저 역시 세상에 스스로를 증명하고 신념을 알리기 위해 일을 합니다.
"


그는 브랜드의 힘이 결국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는 것, 외부의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브랜드의 힘이자 개인으로서의 강점이라는 것이죠.

균형 잡힌 삶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작가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합니다.
그에게 '워라밸'은 단순히 일과 여가를 분리하는 개념이 아니라, 일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즐거움을 찾는 통합적인 접근입니다.

"일과 삶을 분리하기보다는,
일 속에서 나의 가치를 실현하고 즐거움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행복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자신이 하는 일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구현함으로써 일과 삶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진정한 '나로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입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일하고 싶은가?, '나의 일은 나의 가치와 얼마나 일치하는가?, '내가 추구하는 브랜드는 진정 나다운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우리 각자가 '나로서 살아가는 나'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의 감각: 마무리


지금까지 조수용 작가의 『일의 감각』을 통해 '감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어떻게 구체적인 훈련마음가짐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의 32년 크리에이티브 커리어에서 얻은 통찰은 단순한 업무 팁을 넘어 에 대한 깊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1. 공감오너, 동료, 사용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오너십'을 가지고 타인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때 더 가치 있는 결과물이 탄생합니다.
  2.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마음가짐훈련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 깊이 탐구하는 '디깅', 그리고 현명한 선택 능력이 좋은 감각의 토대가 됩니다.
  3.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은 혁신의 원동력입니다.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관점으로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며 근본적인 목적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4. 브랜드는 포장이 아닌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자기다움을 진정성 있게 표현할 때 브랜드는 강력해지고 지속가능해집니다.
  5. 나로서 살아가는 나를 위해서는 직업의 벽을 넘어서고, 일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며,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켜야 합니다.

이 모든 요소는 결국 하나로 연결됩니다. 진정성 있는 자기 표현본질에 대한 탐구가 좋은 감각을 만들고, 이는 다시 의미 있는 일의 결과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지금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만의 감각을 키우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가?'

이제 이 질문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몰입하나요? 무엇이 여러분의 일에 특별한 가치를 더하나요? 여러분만의 고유한 감각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나요?

우리는 종종 성과효율성에 매몰되어 일의 진정한 의미를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듯, 진짜 의미 있는 일은 단순한 성공을 넘어 자신의 본질가치를 담아낼 때 가능합니다.

감각배움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은 끊임없는 질문과 호기심, 그리고 '좋아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도 여러분은 어떤 질문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하시나요? 그 작은 변화가 여러분의 일과 삶에 특별한 감각을 더해줄지도 모릅니다.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관계 맺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론 바로가기